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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학

어떻게 신화를 이해할 것인가?

by Bonheur576 2022. 5.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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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는 믿는 것이 아니라, 품어서 이해하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신화란 겉으로 드러난 이야기가 그 전부가 아니라, 행간에 존재하는 무엇인가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로 이해할 수 있다. 신화의 올바른 이해는 신화의 본질을 파악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이제 신화를 이해하는 방법론에 대하여 살펴보기로 하자.

 

외형적인 신화 이해

 

신화를 외부적 요인과 연결하여 해석하려는 방법이다. 이러한 시도는 자연 현상, 풍습과 사물의 기원 등의 원인을 신화와 연결하여 설명하려고 한다. 구체적인 신화의 해석 방법을 보기로 하자. 첫 번째는 자연 신화이다. 자연 신화의 관점은 신화를 자연 현상의 알레고리로 해석하는 방법이다. 그리스 신화는 자연 신화의 관점에서는 다음과 같이 해석할 수 있다. , 제우스는 하늘을 주관하는 존재, 아폴론과 헬리오스는 천생의 불, 아르테미스는 달, 헤라는 공기를 대변하는 존재라는 해석이다. 그러나 자연론으로 모든 신화를 설명할 수는 없다. 예를 들어 제우스는 기상을 주관하는 날씨의 신인 것은 분명하지만, 동시에 정의의 신이자 손님 접대의 예법을 관장하는 신 또는 법치국의 수장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제우스를 단지 혼란스러운 대기를 의인화한 존재로만 규정하는 것은 제우스 신으로 대변되는 보다 높은 윤리적 기능을 도외시하는 꼴이 된다. 마찬가지로 아르테미스 여신을 달과 동일한 존재로 일반화하는 것은 아르테미스 여신이 가진 또 다른 신성, 즉 출산과 야생 동물 수호신의 기능을 설명할 수 없게 된다. 두 번째는 신화와 제의이다. 이 해석 방법은 신화가 제의에서 파생되었다는 설을 근거로 신화를 해석하려는 방법이다. 해마다 벌어지는 디오니소스 축제를 술의 신 디오니소스의 탄생과 죽음을 신화로 재현하려는 일종의 제의 행렬로 간주하여, 디오니소스 신화를 제의한 밀접한 관계를 가진 것으로 보는 방법이다. 이러한 해석 방법론은 20세기 케임브리지 대학을 중심으로 제의학파에 의해 발전되었으며, 그들은 신화를 제의적 행사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산물로 본다. 그러나 신화의 근원이라는 제의들이 왜 발달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제의 자체의 연유에 관해서는 설명을 못 하고 있다. 세 번째는 문헌이다. 문헌은 문맹 족의 신화 만들기 과정을 직접 관찰한 결과, 신화가 실제적 혹은 사회적 목적들에 기여하기 위해서 만들어졌다고 보는 방법이다. 문헌 신화들은 한 마디로 어떤 제의나 관습에 합리성을 제공해 주는 서술 방식이다. , 공동체의 안녕과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신화라는 이론이다. 예를 들어 신통기를 쓴 헤시오도스는 그리스인들이 어떻게 해서 신들에게 동물의 가장 하찮은 부위를 제물로 바치게 되었는가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였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타이타늄족을 물리친 올림포스의 신들은 각자의 공과를 논하기 위해서 서울이라는 곳에서 원시의 인간들과 만났다. 이때 프로메테우스는 맛있는 고기는 맛없는 내장들로 감싸서 감추고, 그 대신 먹을 수 없는 뼈들은 기름진 지방으로 돌돌 말아 먹음직스럽게 만들어 두라고 지시하였다. 결국 신들의 왕 제우스는 프로메테우스의 계략에 넘어갔고, 먹지도 못하는 뼈나 내장 등의 부위가 신들의 몫으로 정해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헌은 왜 제물을 바치는지 그 이유에 관해서 설명하지 못한다. 네 번째는 신화와 기원론이다. 신화를 어떤 사물이 원인이나 기원을 설명하려는 시도로 해석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에 의하면 먼저 신화를 원시 과학의 한 형태로 간주한다. 그리고 신화의 광범위한 설명을 강조한다. 기원론에 따르면 신화는 과학이 생겨나기 이전의 자연환경이나 사회 환경을 설명하기 위한 시도 이상으로 인간 상황에 대해 신학적 혹은 형이상학적 해석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신화가 기원론적 목적에 부합되지만, 영웅 신화의 대부분은 기원 신화와는 거의 관련이 없다.

 

심리학적 접근

 

첫 번째는 프로이트이다. 신화의 해석을 심리학적인 관점에서 접근한 학자로는 정신분석학의 창시자인 지크문트 프로이트를 들 수 있다. 그는 잠재의식을 인간의 행동과 사고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간주한다. 그는 꿈의 해석에서 꿈이란 기본적으로 깨어있는 정신 상태에서 억압되거나 거부된 욕망이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정의하면서, 꿈속에서 흔히 나타날 수 있는 전형적인 이미지나 서술 양식들이 신화와 매우 유사하다고 말한다. 프로이트는 신화나 꿈이 흔히 환상적인 형태를 띠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 신화 속의 인간이나 꿈을 꾸는 인간은 똑같이 의식적 지성으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충동이나 소망들을 다른 모습으로 가장하여 드러내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프로이트는 꿈과 마찬가지로 신화 역시 우리에게 아무런 벌도 받지 않고 금기된 것들을 위반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찾았다. 프로이트는 사회에서 금기된 것들을 어기고 싶어 하는 욕망을 신화적으로 완성한 사례를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한 테베의 왕 오이디푸스 이야기에서 취했다. 프로이트에 따르면 오이디푸스의 파멸은 금지된 것을 행하는 실수를 범한 인간에게 사회가 부과한 최고의 대가가 어떤 것인가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하나의 실례이다.

 

융의 원형적 신화

 

프로이트가 개인의 잠재의식을 인간의 억압된 욕망의 근원으로 보았다면, 그의 제자 칼 융은 개인의 잠재의식을 집단의 잠재의식으로 확대한 학자이다. 그는 세계 곳곳의 다양한 문화권의 신화들을 상세히 연구했는데, 우리의 꿈들과 마찬가지로 거의 모든 신화 속에 동일한 인물들이 반복적으로 등장하고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였다. 위대한 어머니, 엄격한 아버지의 준엄한 심판, 위험한 이방인, 영리한 꾀돌이 혹은 친절한 안내자 같은 인물들이 신화 속의 전형적인 주인공들이다.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신화적 인물이나 상황 및 사건들을 융은 원형이라고 명명하였다. 다시 말해 문명화된 산업 사회에 속하는 종족이거나 문명화가 안 된 사냥과 수렵 시대의 공동체에 속한 종족이든, 모든 인종 그룹의 정신 속에 있는 모델이나 패턴이 바로 융이 말하는 원형이다. 요컨대 융은 모든 종족의 집단 무의식에서 생겨나 꿈이나 종교적 비전, 혹은 신호에 영감을 불어넣은 것을 원형으로 간주했다. 21세기를 사는 현대인들이 수천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탄생이나 시련, 갈등, 그리고 죽음과 재생의 신화들과 연결될 수 있는 것도 저 먼 조상들로부터 이러한 신화적 원형들을 물려받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융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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