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가장 큰 특징 중의 하나는 상징체계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상징체계 중에서도 언어는 대표적인 상징체계다. 그러나 언어가 음성에 의해 실현된다는 사실은 잘 발달한 성대 구조를 가진 인간에게는 분명한 장점이지만, 정보의 축적이라는 면에서는 단점이 아닐 수 없다. 문자가 발명되기 이전 인간은 원시적인 정보 축적의 수단을 만들어냈다. 예를 들어 나뭇가지, 돌무덤, 깃발 등도 정보를 담고 있는 기호 체계의 한 방법이다. 잉카 시대 이전의 원주민이었던 모체 족들은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하여 콩을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고 북아메리카 인디언들은 조가비나 구슬 띠에 문양을 넣어 메시지를 전달하였다. 그중에서 어두운색은 장엄, 위험, 적의, 죽음 등을 상징하고 흰색은 행복 그리고 붉은색은 싸움을 의미한다. 또 다른 집단에서는 매듭을 사용하여 셈에 응용하기도 하였다. 문자의 기원이 되는 상징 기호들은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특히 서양에서는 중세 이래 문장을 즐겨 사용했는데, 이러한 문장도 상대방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수단이었다. 음성적인 특징을 가진 본격적인 문자는 비옥한 초승달 지대로 불리는 곳에서 지금으로부터 약 7천년 전에 만들어졌다. 이곳은 팔레스타인에서 시리아를 거쳐 메소포타미아 지방을 포함하는 지방이었다. 그 후 극동에서는 기원전 2천년 경, 중앙아메리카에서는 기원전 천년 경에 음성 문자가 출현하였다. 초기의 문자는 대부분 재산과 관련된 문서의 작성에 사용되었다. 만약 인간이 언어를 사용하면서 문자를 발명하지 못했다면 수많은 정보를 다음 세대에 물려줄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언어 자체를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역으로 그런 필요성에 의해 문자의 발명은 필연적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문자의 장점을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문자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정보를 저장할 수 있다. 언어 집단의 구성원들은 학습을 통하여 문자를 이해할 수 있다. 인간의 기억이 보존할 수 있는 정보의 양에는 한계가 있지만 문자에는 한계가 없다. 먼저 문자의 종류는 표의문자와 음성문자로 구분할 수 있다. 표의 문자는 한자와 이집트의 상형 문자가 대표적인데, 상형문자에 대해서는 좀 더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음성문자는 로마자와 한글이 그 대표적인 문자이다. 문자의 장단점은 상대적이다. 표의문자의 장점으로는 읽고 쓰는 사람 사이에 언어의 중개가 필요 없다는 것인데, 한자를 사용하는 필담을 생각하면 쉽게 알 수 있다. 그러나 표의문자의 단점으로는 기억해야 할 문자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자 같은 경우는 복잡한 횟수를 과감히 줄여 간체자를 사용하고 있다. 한글 k는 음성문자의 장점은 수십 개의 자음과 모음만 기억하면 소리 나는 대로 표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특정 언어에 의존해야 하는 점은 단점으로 꼽힌다. 그러므로 음성문자는 특정한 언어를 표기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며 한글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알파벳의 기원이 되는 페니키아 문자는 모음보다 자음이 많은 언어였는데, 그리스인들은 페니키아 알파벳을 빌려 오면서 모음이 많은 자신의 언어에 맞게 새로운 문자를 만들기도 하였다. 다시 말해 음성 문자는 특정 언어에 의존하기 마련이다. 음성 문자의 장점은 무엇보다도 수십 개의 기호로 구성된다는 것이다. 서양의 알파벳이나 한글의 자모음도 그 수가 일정하기 때문에 언어 사용자들은 손쉽게 문자를 통하여 해당 언어를 학습할 수 있는 것이다. 인류 역사상 커다란 영향을 미친 문명의 이면에는 문자가 있었다. 대부분의 문자는 지금도 해독되지만 지금도 해독이 안 되는 문자도 있다. 문자와 사회의 발달은 필연적이고 동시에 함수 관계에 있다. 표의문자 hr는 사고 문자는 본격적인 국가의 형태가 출현하기 이전에 적합한 문자 체계였으며, 이런 문자의 사용자들은 서사적 주술적 단계의 집단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본격적인 국가의 체계가 확립되고 중앙집권적 조직이 발달하면서 표의문자는 상당히 불편한 문자로서 인식되었고, 특히 경제 활동에 걸림돌이 되었다. 그 결과 보다 경제적이고 학습하기 쉬운 음성문자가 출현하였고, 이는 필연적인 사실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혹자는 이집트는 4대 문명의 발상지이고 일찍이 중앙집권적 조직을 정비한 국가 체제를 완비하고 있었는데 그들의 문자인 상형 문자는 대표적인 표의 문자가 아니냐고 반문할지 모른다. 사실 19세기에 이집트의 상형 문자가 해독되기 전까지 상형 문자는 단순한 표의 문자로 알려졌었다. 그러나 프랑스의 이집트 학자 나폴레옹에 의해 상형 문자는 표의 문자인 동시에 표음 문자라는 사실이 밝혀진다. 언어에는 구어체와 문어체의 두 종류가 공존한다. 라틴어의 경우 웅변가들과 문인들이 사용했던 고전 라틴어와 군인, 관리, 상인 등이 사용한 구어체의 민중 라틴어가 제국 내에서 함께 사용되고 있었다. 그러므로 대부분의 언어는 구어체와 문어체가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말을 삼국 시대에는 이두와 향찰을 이용하여 표기했듯이 언어는 여러 문자에 의해 표기될 수 있다. 이집트의 경우 상형 문자, 신관문자, 민중 문자 등의 세 가지 형태로 표기되었고 기원전 2세기부터는 그리스 알파벳으로 그리고 4세기부터는 콥트 알파벳으로 전사되었다. 고대 문명의 기록 문자로는 바빌로니아의 설형문자와 이집트의 상형 문자를 꼽을 수 있다. 설형문자는 수메르인들에 의해서 창안된 문자이다. 그 후 설형문자는 바빌로니아인들에 의해 차용되었다. 기원전 3천년 경 바빌로니아 지방의 주인이었던 수메르인들은 독특한 문자 체계를 발명했다. 그들은 진흙 판에 예리한 칼로 쐐기 모양의 기호들을 새겨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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