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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학

언어의 기원

by Bonheur576 2022. 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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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이집트의 왕 클레오파트라는 세계의 여러 언어 가운데 어느 언어가 가장 오래된 것인지를 알아보려고 했다. 그리하여 그는 갓 태어난 아이를 사회와 격리해 양과 함께 자라게 했다. 그런데 가장 처음 말한 것이 모두 'Bekos'였다. 이 말은 프리지아어(소아시아의 고대 언어)로 빵을 의미하였으므로 그는 프리지아어가 인류 최초의 언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이러한 실험은 인간이 오래전부터 언어의 기원에 관심이 만핬다는 것 외에는 큰 의미가 없다. 그러나 언어는 인간 사회와 격리된 상태에서는 습득될 수 없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실제로 인도의 어느 숲에서 두 소녀가 발견되었다. 동화 같은 이야기다. 발견 당시 2세였던 소녀에게는 아마라, 7세였던 소녀에게는 카메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다. 그러나 문명 세계에 돌아온 자매는 여느 아동들처럼 언어를 습득할 수 없었다고 한다. 아마라는 물을 의미하는 단어의 습득에 2개월, 카메라는 배고픔과 목마름을 호소하는 말을 하기에 2년이나 걸렸다고 한다. 이 사례는 언어의 습득에도 시기와 조건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 조건은 두 가지인데, 공간적인 것과 시간적인 것이 있다고 언어학자들은 말한다. 인간은 사춘기 이전에 언어 습득을 관장하는 뇌가 굳어진다고 한다. 그러므로 위 자매의 경우는 여기에 해당이 안 된다. 그러나 두 번째 조건인 언어 습득의 사회적 배경이 그들에게는 치명적이었다. 즉, 인간은 언어를 습득할 수 있는 능력은 타고나지만, 그 능력은 타인과의 교류를 통하여 실현되는 것이다. 중세에는 언어 신수설이 널리 퍼져 있었다. 서유럽인들 중에는 자신들의 언어가 히브리어와 같은 뿌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왜냐하면 그들은 아담과 이브의 후손이므로 언어도 이스라엘 민족과 같은 히브리어 계열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종교가 지배했던 시대에 나올 수 있는 주장이다. 이후 계몽주의 철학자들은 인간이 자신의 표현 수단으로서 언어를 발명했다는 이른바 발명설을 제창하기도 했다. 그러나 언어 기원설의 본격적인 주장은 19세기에 진화론이 대두되면서 일반화되었다. 자연 발성음 기원설은 인간의 감정에 따라 자연스럽게 발성되는 소리에서 인간의 언어가 발달했다는 이론이다. 그리스의 에피쿠로스학파에서도 발견된다. 이 가설에 따르면 언어 요소는 역사적으로 모두 감탄사에 소급했다는 학설이다. 그러나 감탄사는 그 수가 제한적이고 감탄 표출인 외침은 목적이나 의도가 없는 본능적 행동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게다가 언어는 타인과의 접촉과 상호 이해라는 커뮤니케이션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가설은 언어의 본질과는 차이가 있다. 의성어 기원설은 자연계의 여러 소리를 모방하여 언어가 발달했다는 이론이다. 모방설이라고도 불린다. 그러나 인간 언어에서 의성어는 그 수가 제한적이므로 의성어 기원설이 언어의 기원설이 되기는 어렵다. 그는 인류의 언어가 그 초기 단계로 소급할수록 단어의 어형이 길고 그 의미가 빈약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의미가 없는 음절로 이루어진 어떤 원시적 노래에서 언어의 기원을 찾을 수 있다는 가설을 제창하였다. 그러나 언어의 기능이 커뮤니케이션이 아니라 외침이나 노래였다는 주장은 언어의 본질과 위배되는 주장이다. 몸짓 기원설은 독일의 민족 심리학자의 주장이다. 인간 언어는 초기 단계에서는 몸짓만이 사용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몸짓 언어에서 음성 언어로 어떻게 발달했는지 밝히지 못하고 있다. 또한 체질인류학이나 해부학 연구에 따르면 인간의 후두 구조는 다른 동물과는 달리 음성 언어를 발달시키는 조건을 이미 갖추고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므로 몸짓 언어가 커뮤니케이션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해도 처음부터 음성 언어의 보조 수단이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접촉설은 심리학자의 가설이다. 그에 의하면 접촉은 인간의 생득적 경향이며, 여기에는 능동적, 감정적, 지적 접촉의 세 단계가 있다. 지적 접촉에 의해서 참다운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진다. 커뮤니케이션의 발전 단계는 세 단계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집단에 대한 부름, 두 번째는 개인에 대한 부름, 그리고 세 번째 단계는 단어에 의한 커뮤니케이션이 그것이다. 첫 번째 및 두 번째 단계가 언어라고 할 수 없는 커뮤니케이션이라면, 세 번째 단계에서 비로소 참다운 언어가 나타난다. 이 가설에 의하면 첫 번째 및 두 번째 단계에서 명령법이 나타나고, 이어서 다른 중요한 기능, 즉 진술을 의미하는 진술법과 질문을 의미하는 의문이 일찍 나타난다. 그리고 커뮤니케이션의 필요성이 증가함에 따라서 이 세 가지 기능 이외의 문법 형식도 점차 발달하여 완성기에 가까워진다. 다른 가설에 비해 보다 넓은 시야에서 언어의 기원 문제에 접근한 가설이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언어의 기원에 대한 문제는 검증할 수 없는 가설이 대부분이다. 그 이유는 먼저 이 질문 자체가 과학적이지 않기 때문이고, 두 번째로 이 질문을 실증적으로 추론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어쩔 수 없이 본질적으로 사회적인 동물이며 말하는 동물이다. 언어의 기원에 대한 문제는 인간의 기원 문제와 분리할 수 없는 문제이기에 더욱더 언어의 기원은 풀 수 없는 문제로 남는다. 언어를 배우는 것은 새롭게 사는 법을 배우는 것이라는 서양의 격언이 있다. 이 말은 언어를 습득하는 것이 단순한 문법과 어휘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다시 말해 언어 속에는 한 민족이 살아왔던 삶의 방식이 모두 녹아 있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언어를 배우면 그 나라의 문화를 동시에 배운다. 그래서 외국 문화의 수용에는 해당 언어의 습득이 필수적이다. 그렇다면 언어와 문화는 어떻게 정의할 수 있으며, 그 관계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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