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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학

어족의 형성

by Bonheur576 2022. 5.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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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까지 대표적인 어족에 대해 알아보았다. 앞에서도 설명한 것처럼 어족의 개념은 인구어족의 실체가 입증되면서 정립되었다. 그렇다면 한 어족의 집단은 어디에서 살았으며 어떤 경로를 통하여 이동했을까? 이 문제에 대한 답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그러나 인류학과 언어학의 관점에서 보면 무척 흥미 있는 연구 대상이다. 인구어족의 연구는 서구의 언어학자들이 그들의 공통 조어를 재구성할 정도로 학문적 성과가 높은 편이다. 그러나 기타 어족의 경우에는 조어의 구성은 고사하고 동계의 사이의 친족 성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는 실정이다. 앞으로 우리는 한 어족의 형성 시대와 그 시기를 추정하는 방법에 대해 살펴볼 것이다. 그리고 그 어족으로는 인구어족을 선택하였다. 그 이유는 인구어족만큼 친족 관계를 분명히 알 수 있는 어족도 없을뿐더러 많은 자료를 쉽게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비교, 역사 언어학의 발달에 따라 인구어족의 형성 시기는 기원전 3천년 경으로 보고 있다. 인구어의 공통된 언어적 특징으로는 생물과 무생물을 구분하는 성이 존재했고 수의 구별이 있었으며 쌍수의 개념은 후기에 나타났다. 그리고 인구어의 대표적인 특징인 굴절에는 있었다고 한다. 라틴어는 굴절 형태가 가장 많이 사용되었다. 이는 라틴어가 인구어족의 한 갈래로서 그 특징을 잘 보여주는 언어라고 말할 수 있다. 한 어족의 분기 시기에 관한 문제는 언어학적 기록이나 고고학적 기록이 거의 전무한 경우라면 그 시기를 추정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런데 언어학자들은 언어에도 물리학처럼 역할을 하는 요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므로 그 역할을 하는 인자들을 밝혀낸다면 한 어족의 분기 연대도 추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방법은 언어연대학과 어휘통계학에서 주로 이용된다. 언어학에서도 고고학이나 물리학처럼 탄소의 역할을 하는 요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한 방법을 사용하는 언어연대학은 1948년 토마스에 의해 정립된 학문이다. 이 방법의 이론적인 근거는 언어 변화율이다. 언어연대학은 특정의 동계에 보존율에 따라 언어 간의 친족관계를 규명하는 방법인데, 보다 더 넓은 의미의 명칭인 어휘통계학은 어휘에 관한 통계적인 연구 방법으로 언어의 역사적 발전에 대한 연구를 목적으로 한다. 토마스의 이론은 언어 간의 차이가 크면 클수록 그 분기 시점이 더 오래되었다는 사피어의 견해를 근거로 하는데, 그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언어연대학을 일반언어학 및 인류학의 이론과 결부시켰다. 언어연대학에는 다음과 같은 원칙을 사용하여 언어의 분기 시대를 추정한다. 일부의 특정 어휘 즉, 기본 어휘는 다른 어휘보다 오래 보존된다. 신체의 부분, 신체적인 감각, 신체적인 행동과 자연 현상에 관한 명칭, 수사나 대명사 등이 대체로 기본 어휘에 속한다. 한국어의 예를 들어보자. 신체 부위를 지칭하는 말과 수사들은 순수한 고유어임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인간 노동에 의한 생산품, 예술, 풍속과 습관에 관한 명칭이나 인간 집단의 특수 생활 환경과 직접 관련되는 개념을 지칭하는 문화적인 어휘의 일부는 특히 빠른 속도로 변화한다. 그러나 식물의 명칭이나 지명 등 자연 현상에 관한 명칭은 잘 변화하지 않는다. 최근에 포스트모더니즘이란 용어가 크게 유행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문화적 어휘는 기본 어휘들에 비하여 그 생명이 그리 길지 못하다. 기본 어휘의 변화나 보존율은 통계상으로 일정하다. 다시 말하면 모든 언어에서 일정한 수의 기본 어휘는 일정한 시간, 예를 들면 천년 후에는 그중 일정한 비율의 어휘만이 변화하지 않고 그대로 보존된다. 그 후 다시 천년 후에는 그 나머지 어휘 중에서 위와 동률의 어휘만이 그대로 보존된다. 모든 언어에서 기본 어휘의 변화율은 대체로 동일하다. 문헌이 있는 일련의 언어를 연구,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천년 후에 기본 어휘의 보존율이 최고 86.4%이고 최저 74.4%임이 밝혀졌다. 이에 대응해서 기본 어휘의 평균 보존율은 천년마다 80.5%이다. 세 번째 가설에서 역으로 두 언어에서 기본 어휘의 동계어휘 보존율을 알 수 있다면 그 두 언어가 공통 조어에서 언제 분기되었는지를 추정할 수 있다. 언어연대학을 두 친족어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동일한 개념을 나타내는 어휘 목록을 작성하고 어느 어휘가 친족 관계에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동계어휘 보존율을 토대로 하여 두 언어의 분기 시기를 측정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현대 영어와 독일어에서 동계 어휘 보존율은 60%이다. 동계어휘 보존율 60%에 해당하는 분리 기간을 확정할 수 있는 고정 수치를 알 수 있다면 영어와 독일어가 분기된 시기를 추정할 수 있는데, 두 언어 간의 분리 기간을 측정할 수 있는 철수의 고정 수치 계산 방법은 다음과 같다. 언어의 분기 시기를 추정할 때의 가장 중요한 문제는 정선된 다수의 동계 어휘를 비교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언어연대학의 문제점도 지적해야만 한다. 문제는 기본 어휘 목록의 작성이 어족 군마다 용이하지 않다는 데 있다. 한국어의 경우 기본 어휘 목록은 고사하고 어원사전도 전무한 상태에서 이러한 방법론을 적용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동계 어휘 보존율을 이용한 개별 언어의 분기 시점 추정은 위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기본 어휘의 목록이 그 전제 조건이다. 그러나 언어 분기 시대를 추정하는 방법에는 기본 어휘를 이용한 언어학적 방법 외에도 문화사적인 방법을 이용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금속 명칭을 통하여 언제까지 인구어의 공통 조어가 사용되었는지 어느 정도 추정할 수 있다. 대부분의 인구어에서 금과 은이라는 귀금속의 명칭은 빛에서 유래하였다. 금이라는 단어는 노란색의 빛을 의미하는 어근에서 유래했다. 이는 인구어의 공통 조어 시기에 이미 두 귀금속을 알고 있었음을 뜻한다. 그러나 귀금속이 아닌 구리, 청동, 철 등은 모든 개별 언어에 균일하게 분포하지 않는다. 이는 인구 공통 조어의 분기가 금속 시대가 오기 이전이었음을 말해주고 있다. 금과 은을 지칭하는 어휘는 한국어에서도 유사성을 보여주고 있다. 다음과 같이 삼국사기를 인용하여 백제어의 금의 명칭과 일본어와의 유사성을 설명하고 있다. 삼국사기에는 다음과 같은 백제의 지명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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