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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학27

문자의 역사 인간의 가장 큰 특징 중의 하나는 상징체계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상징체계 중에서도 언어는 대표적인 상징체계다. 그러나 언어가 음성에 의해 실현된다는 사실은 잘 발달한 성대 구조를 가진 인간에게는 분명한 장점이지만, 정보의 축적이라는 면에서는 단점이 아닐 수 없다. 문자가 발명되기 이전 인간은 원시적인 정보 축적의 수단을 만들어냈다. 예를 들어 나뭇가지, 돌무덤, 깃발 등도 정보를 담고 있는 기호 체계의 한 방법이다. 잉카 시대 이전의 원주민이었던 모체 족들은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하여 콩을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고 북아메리카 인디언들은 조가비나 구슬 띠에 문양을 넣어 메시지를 전달하였다. 그중에서 어두운색은 장엄, 위험, 적의, 죽음 등을 상징하고 흰색은 행복 그리고 붉은색은 싸움을 의미한다. 또 다른 집단.. 2022. 5. 12.
신화의 해석 신화란 무엇인가? 단순한 허구로 이루어진 옛날이야기에 불과한 것일까? 신화란 때로는 유치하고 황당무계한 이야기로 가득 찬 것 같지만 그 속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숨겨진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 신화에는 그 민족의 우주관이나 인간관이 나타나 있다. 그러므로 대부분의 신화에는 천지의 창조와 관련된 내용이 포함된 경우가 많다. 신화의 정의에 대해 살펴보자. 어느 역사학자는 신화를 단순한 과거의 이야기 또는 인간이 만든 허구적 이야기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과거에 있었던 역사적인 경험 또는 한 집단이 자기네들이 경험했다고 믿는 사실이라고 정의한다. 문화의 다양한 유, 무형의 형태는 언어 속에 화석처럼 굳어진다. 그렇다면 신화란 것이 한 민족이 경험했던 사실의 기록이라고 한다면 언어는 신화와 필연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 2022. 5. 12.
호칭 문화의 차이 한국 사회에서의 호칭 문제는 매우 중요하고 까다롭다. 우리는 처음 만난 상대방을 부를 때 난감한 경우에 처하곤 한다. 이름을 부를 수도 없고, 존칭을 쓰기도 애매하고, 직급을 부르면 너무 사무적인 관계로 경직될까 주저하게 된다. 한국의 호칭 문화와 다른 나라의 호칭 문화에 대해 살펴보자. 한 한국인 박사가 영국의 기업에서 일하게 되었다. 영국인 동료들은 그를 ‘김 박사’로 불렀다. 그 호칭이 김 박사는 싫지 않았다. 그런데 3년이 지나도 그 호칭은 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북미에서는 사정이 다르다. ‘김 박사’로 계속 부르면 상대방과 약간의 거리를 두겠다는 뜻이고, 대개의 경우 친숙해지면 이름을 부르는 것이 상례이다. 북미에서는 회사에서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동료의 이름을 부른다. 만약 한국 회사에서 말단 .. 2022. 5. 12.
신라인들의 돌림자 한국인의 이름은 씨족과 문중에 따라서 각 항렬의 돌림자가 있다. 항렬을 알 수 있는 주민등록증과 같은 것이다. 삼국사기 같은 역사책에는 우리 조상들의 이름이 돌림자를 사용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돌림자는 서구화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우리 사회에서 퇴색, 파괴되어 가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돌림자는 같은 문중, 같은 혈족임을 표시하는 가장 뚜렷한 언어 상징의 부호로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 막강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돌림자는 우리와 그들의 경계선이다. 돌림자는 인류학적으로 굉장한 중요성을 지닌다. 같은 돌림자를 쓴다는 것은 같은 문중, 같은 종중이라는 뜻이다. 요컨대 돌림자는 친족, 혹은 가족이라는 상상의 공동체를 창출하는 키워드가 된다. 삼국사기 김유신 열전을 보면 그에게는 흠 순이라는 남동생과 보의,.. 2022. 5. 11.